시카고 10대 아시안 청소년, 집단 폭력 피해 동영상 충격
시카고에서 10대 아시안 고교생을 7명의 청소년들이 집단 폭행하는 동영상이 인터넷에 올려져 충격을 던져주고 있다. 시카고 경찰은 이 동영상을 바탕으로 가해 청소년들을 폭행과 강도죄로 체포했다. 시카고 경찰에 따르면 지난 15일 오후 시카고 남부 브릿지포트 지역에서 17세 남자 고교생이 집단폭행을 당했다. 빨간색 점퍼를 입고 가방을 맨 이 학생은 가해 청소년들로부터 발길질과 주먹질 세례를 받았고 눈길 위 이곳 저곳으로 끌려다니며 무참하게 폭행당했다. 가해 학생들은 대부분 후드티를 입고 있었고 마스크로 얼굴을 가리기도 했다. 피해 학생은 가지고 있던 180달러의 현금과 신발, 지갑을 빼앗긴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계로 알려진 피해 학생은 병원으로 후송돼 치료를 받았으나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3분이 넘는 이 모든 과정은 동영상으로 찍혔고 유투브에 올려졌다. 특히 피해 학생이 피투성이가 된 얼굴로 비틀거리며 “제발 더이상 때리지 말아달라”며 부탁했지만 가해 학생들은 오히려 더 강하게 폭행을 이어갔다. 영상은 피해 학생이 도망가자 가해자들이 이를 뒤쫓는 장면에서 끝이 난다. 이 동영상을 본 인터넷 이용자들이 가해자의 신분을 댓글에 올려놨고 경찰은 이를 바탕으로 7명의 폭행가담자를 모두 체포해 중범인 폭행과 강도혐의로 기소했다. 경찰은 성인으로 기소된 17세의 레이몬드 팔로미노의 신원을 공개했고 15세 여자와 16세 남자 두 명, 15세 남자 세 명은 미성년자로 청소년법정에 넘겼다. 시카고에서는 지난 2009년 당시 16세이던 데리언 앨버트가 집단폭행으로 사망했고 6개월새 20명의 학생이 숨지면서 학생 폭력에 대한 심각성이 대두됐다. 이에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에릭 홀더 연방법무무장관과 안 덩컨 연방교육부장관을 시카고에 보내 폭력방지책 마련를 지시하기도 했다. 한편 이번 사건에 앞서 지난 연말 집단 괴롭힘으로 사망한 플로리다농공대 사건을 계기로 미 전역에서 왕따 및 폭력 추방 범국민적 운동이 전개될 예정이다. 전미가족구하기운동과 전미신문발행인협회(NNPA) 등 시민사회 단체들은 내달 24~25일 사우스캐롤라이나주립대에서 첫 협의회를 갖고 ‘전국 반왕따·반폭력 태스크포스’를 공식 발족한다. 박춘호 기자